第八章 


聖人이 有以見天下之賾하야

(성인이 유이견천하지색하야)

而擬諸其形容하며 象其物宜라 是故謂之象이요

(이의저기형용하며 상기물의라 시고위지상이요)

聖人이 有以見天下之動하야

(성인이 유이견 천하지동하야)

而觀其會通하야 以行其典禮하며

(이관기회통하야 이행기전례하며)

繫辭焉하야 以斷其吉凶이라 是故謂之爻니

(계사언하야 이단기길흉이라 시고위지효니)


성인이 천하의 심오한 이치를 살펴서, 다양한 사물(事物)의 형태와 모습에 빗대어 사물 본연의 이치를 형상화하셨다. 그런 까닭에 그것을 '상(象)'이라 한다.

성인이 천하의 [다양한 사물의] 변동(變動)을 두루 살펴서, 그 모두에 공통(共通)되고 그 모두에 똑같이 통용(通用)되는 이치를 드러내고, 그 이치에 상응하는 법도(法度)와 의례(儀禮)를 행하셨으며, 글귀를 달아 [사람들이 성인이 정한 전례를 행할 때 각자의] 길흉을 판단케 하셨다. 그런 까닭에 그것을 '효(效)'라고 한다.


言天下之至賾하되 而不可惡也며

(언천하지지색하되 이불가오야며)

言天下之至動하되 而不可亂也니

(언천하지지동하되 이불가난야니)


[그러므로 역을 공부하는 자는] 천하의 지극히 심오한 이치를 말하되, 조리가 없는 데에 빠지지 말아야 하며

천하의 지극한 변동(變動)을 말하되, 혼란스럽게 하지 말아야 한다.


擬之而後에 言하고 議之而後에 動하니

(의지이후에 언하고 의지이후에 동하니)

擬議하야 以成其變化하니라

(의의하야 이성기변화하니라)


[그러므로 역을 공부하는 자가 역점(易占)을 얻으면 성인이 붙이신 괘사(卦辭)와 효사(爻辭)에] 빗대어 본 후에 말하고 충분히 헤아린 후에 움직이니, 빗대어 보고 충분히 헤아려 봐야 그 변화를 온전히 알게 된다.  


鳴鶴이 在陰이어늘 其子和之로다

(명학이 재음이어늘 기자화지로다)

我有好爵하야 吾與爾靡之라 하니

(아유호작하야 오여이미지라 하니)

子曰 君子居其室하야 出其言에 善이면

(자왈 군자거기실하야 출기언에 선이면)

則千里之外應之하나니 况其邇者乎여

(즉천리지외응지하나니 황기이자호여)

居其室하야 出其言에 不善이면

(거기실하야 출기언에 불선이면)

則千里之外違之하나니 况其邇者乎아

(즉천리지외위지하나니 황기이자호아)

言出乎身하야 加乎民하며 行發乎邇하야 見乎遠하나니

(언출호신하야 가호민하며 행발호이하야 현호원하니)

言行은 君子之樞機니 樞機之發이 榮辱之主也라

(언행은 군자지추기니 추기지발이 영욕지주야라)

言行은 君子之所以動天地也니 可不愼乎아

(언행은 군자지소이동천지야니 가불신호아)


[풍택중부괘(風澤中孚卦) 구이(九二)의 효사(爻辭)에] "어미 학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울어도 새끼는 그 소리를 알아듣고 화답한다. 내게 좋은 술이 있으니 너와 함께 이 술을 비우리라."고 하였다.

[이에 대하여] 공자(孔子)께서 말씀하시기를, "군자가 제 집에 있으면서 선(善)한 말을 하면 천리 밖에서도 이에 응하건만 하물며 가까운 자들이야 말할 것이 있겠는가! [군자가] 제 집에 있으면서 말을 선(善)하지 않게 하면 천리 밖에서도 그것을 거부하건만 하물며 가까운 자들이야 말할 것이 있겠는가!

말은 자신에게서 나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행위는 가까운 사람은 물론하고 먼 사람에게서 까지 그 결과가 나타난다. 말과 행동은 군자가 행하는 바의 근간(根幹)이니, 그 행위의 근간을 어떻게 발휘하느냐에 따라서 인생의 영욕(榮辱)이 결정된다. 그러므로 말과 행동은 군자가 세상을 움직이는 근본바탕이다. 그러니 어찌 신중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라고 하셨다. 


同人이 先號咷而後笑라 하니

(동인이 선호조이후소라 하니)

子曰 君子之道는 或出或處或黙或語나

(자왈 군자지도는 혹출혹처혹묵혹어나)

二人이 同心하니 其利斷金이로다

(이인이 동심하니 기리단금이로다)

同心之言이 其臭如蘭이로다

(동심지언이 기취여란이로다)


[천화동인괘(天火同人卦) 구오(九五)의 효사(爻辭)에] "뭇사람과 함께 하고자 함에 처음에는 통곡하나 나중에는 웃으리라."고 하였다.

[이에 대하여] 공자(孔子)께서 말씀하시기를, "군자의 도리(道理)는 세상에 나아가기도 하고 물러나 고요히 머물기도 하며, 때론 침묵을 지키기도 하고 때론 주장을 내세우기도 하는 것이다. 두 사람이 마음을 하나로 같이 하면 그 예리함은 쇠를 끊을 수도 있는 것이다. 뜻을 같이 하는 사람의 말은 그 향기가 난의 향기와 같다."고 하셨다.


初六은 藉用白茅니 无咎라 하니

(초육은 자용백모니 무구라 하니)

子曰 苟錯諸地라도 而可矣어늘

(자왈 그조저지라도 이가의어늘)

藉之用茅하니 何咎之有리오 愼之至也라

(자지용모하니 하구지유리오 신지지야라)

夫茅之爲物이 薄이나 而用은 可重也니

(부모지위물이 박이나 이용은 가중야니)

愼斯術也하야 以往이면 其无所失矣리라

(신사술야하야 이왕이면 시무소실의리라)


[택풍대과괘(澤風大過卦) 초륙(初六)의 爻辭에] " 흰 띠풀로 자리를 깔고 제물(祭物)을 올리니 허물이 없다."고 하였다.

[이에 대하여] 공자(孔子)께서 말씀하시기를, "제물을 그냥 땅에 놓고 제사(祭祀)를 지내도 괜찮다. 그런데 바닥에 띠풀을 까는 것이 어찌 허물이 되겠는가! 삼가는 마음이 지극한 것이다.

띠풀은 하잘것없는 것이지만 사용하기에 따라 가치 있는 것이 되기도 한다. 이러한 마음가짐으로 삼가며 나아가면 실패하는 일이 없을 것이다."라고 하셨다.


勞謙이니 君子有終이니 吉이라 하니

(노겸이니 군자유종이니 길이라 하니)

子曰 勞而不伐하며 有功而不德이 厚之至也니

(자왈 노이불벌하며 유공이부덕이 후지지야니)

語以其功下人者也라 

(어이기공하인자야라)

德言盛이요 禮言恭이니

(덕언성이요 예언공이니)

謙也者는 致恭하야 以存其位者也라

(겸야자는 치공하야 이존기위자야라)


[지산겸괘(地山謙卦) 구삼(九三)의 효사(爻辭)에] "힘써 일해 공(功)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겸손하다. 군자가 겸양으로써 유종지미(有終之美)를 거두니 길하다." 하였다.

[이에 대하여] 공자(孔子)께서 말씀하시기를, "힘써 일해 공(功)을 이루고도 자랑치 아니하며, 공(功)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스스로 덕(德)으로 여기지 아니하니 후덕(厚德)함의 극치이다. 이것은 공덕(功德)이 있으면서도 타인에게 자신을 낮추는 사람을 말한 것이다.

덕(德)은 지극히 풍성(豊盛)하게 쌓아야 하고 예(禮)는 지극히 공손(恭遜)하게 실천해야 한다. 겸양한 사람은 공손함을 다함으로써 그 자리를 보존한다."라고 하셨다.


亢龍이니 有悔라 하니

(항룡이니 유회라 하니)

子曰 貴而无位하며 高而无民하며

(자왈 귀이무위하며 고이무민하며)

賢人이 在下位而无輔라 是以動而有悔也니라

(현인이 재하위이무보라 시이동이유회야니라)


[중천건괘(重天乾卦) 상구(上九)의 효사(爻辭)에] "지나치게 높이 올라간 용(龍)이니 후회함이 있다."고 하였다.

[이에 대하여] 공자(孔子)께서 말씀하시기를, "존귀(尊貴)하나 일을 할  정해진 자리가 없고, 높지만 다스릴 백성이 없다. 현인(賢人)들이 아랫사람으로 있으나 그를 보필치는 않는다. 이런 까닭에 움직일 때마다 회한(悔恨)이 따른다."고 하셨다.


不出戶庭이면 无咎라 하니 

(불출호정이면 무구라 하니)

子曰 亂之所生也는 則言語以爲階니

(자왈 난지소생야는 즉언어이위계니)

君不密則失臣하며 臣不密則失身하며

(군불밀즉실신하며 신불밀즉실신하며)

幾事不密則害成하나니 是以君子愼密而不出也하나니라

(기사불밀즉해성하나니 시이군자신밀이불출야하나니라)


[수택절괘(水澤節卦) 상초(初上)의 효사(爻辭)에] "집 안 깊숙이 들어 앉아 안뜰 밖으로도 나가지 않으니 무탈하리라."고 하였다.

[이에 대하여] 공자(孔子)께서 말씀하시기를, "처리하기 어렵고 처신하기 곤란한 일이 생기는 것은 곧 말과 글이 화근(禍根)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임금이 조심치 않고 은밀한 일을 경솔히 발설하면 신하를 잃게 되고, 신하로써 맡은 바 책무에 대한 기밀(機密)을 지키지 않으면 목숨을 부지하기 어렵다. 기밀(機密)이 지켜져야 될 일이 누설돼 밖으로 흘러나가면 마침내는 그 일이 어그러지게 된다. 그러므로 군자는 기밀(機密)을 다룸에 신중하여 함부로 누설치 않는다."고 하셨다.


子曰 作易者는 其知盜乎인저

(자왈 작역자는 기지도호인저)

易曰負且乘이라 致寇至라 하니

(역왈부차승이라 치구지라 하니)

負也者는 小人之事也요 乘也者는 君子之器也니

(부야자는 소인지사야요 승야자는 군자지기야니)

小人而乘君子之器라 盜思奪之矣며

(소인이승군자지기라 도사탈지의며)

上을 慢하고 下를 暴라 盜思伐之矣니

(상을 만하고 하를 포라 도사벌지의니)

慢藏이 誨盜며 冶容이 誨淫이니

(만장이 회도며 야용이 회음이니)

易曰 負且乘致寇至라 하니 盜之招也라

(역왈 부차승치구지라 하니 도지초야라)


공자(孔子)께서 말씀하시기를, "역(易)을 지으신 이는 도적의 생리를 환히 아셨구나! 역에서 [뇌수해괘(雷水解卦) 육삼(六三)의 효사(爻辭)에서] 이르시기를 '등짐을 진 채 수레를 타니 도적을 불러들이는구나!'라고 하셨다. 등짐을 지는 것은 신분이 낮은 자가 하는 일이다. 수레는 신분이 높은 사람이 타는 기물(器物)이다. 그런데 신분이 천한 자가 신분이 높은 사람이 타는 수레를 타고 있으니 도적이 약탈할 마음을 먹게 되는 것이다. 윗사람이 게을러 기강을 바로 세우지 않으면 아랫사람이 잘 지키지 않고 함부로 드러내나니 도적이 처서 빼앗을 생각을 하게 된다. 보관을 허술하게 하는 것은 도적에게 훔쳐가라고 가르치는 것이며, 용모(容貌)를 요란하게 꾸미는 것은 음탕한 마음을 일으키라고 조장하는 것이다. 역에서 '등짐을 진 채 수레를 타니 도적을 불러들이는구나!'라고 하신 것은 도적을 스스로 불러들인다는 것이다."라고 하셨다.